2011/12/15 22:13
[books!!]
<콘크리트 블론드>는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 중에 가장 매력적이고 인간적인 작품이다. 작품의 주된 사건보다는 해리 보슈 개인에 대한 이야기가 의미있는 또다른 풀롯을 제공한다. <블랙 아이스>에서 해리 보슈와 미묘한 관계를 이어가던 실비아가 연인이 되어 극중의 로맨스도 자극한다. 마이클 코넬리의 장점은 사건에 국한 된 것이 아닌 캐릭터 자체에 이야기를 부여하여 단순한 스릴러 이상의 재미를 선사하는데 <콘크리트 블론드>가 대표적인 예다.
사내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하지만 곧 허리를 숙이고 오른손을 베개 쪽으로 천천히 가져갔다. 도중에 잠시 머뭇거렸지만 계속 손을 뻗는 것을 보자 보슈는 자기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순간 사내의 손이 베개 밑으로 쑥 들어갔다. 보슈의 총구가 불을 뿜었다. 인형사 노먼 처치는 죽었다.
거리의 여성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후 시체에 화장을 하고 유기하는 연쇄살인범 노먼 처치. 그의 엽기적인 행동은 떠들기를 좋아하는 매스컴에게 화제가 되었고 인형사라는 그럴싸한 별명이 붙게 되었다. 분명 운이 좋았다. 아니 지독하게도 불운이었다. 해리 보슈나 그놈의 인형사나. 하필 그날 보슈에게 진짜가 걸려 들 줄이야. 한 매춘부의 말따나마 찾아갔던 곳에 벌거벗은 그놈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쏴버렸다. 지독하게도 불운이었다. 인형사의 죽음 이후, 보슈는 할리우드 경찰서로 내려갔고 지금은 법정에 서 있다. 왜? 처치의 미망인이 보슈를 고소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과잉 대응. 뭐가? 해리 보슈의 행동과 판단은 경찰의 직권을 넘어 거의 카우보이 수준이라는 것이다. 또한 보슈의 진술에서 노먼 처치가 베개 밑에서 총을 꺼내려 했기 때문에 먼저 쏠 수 밖에 없다고 했지만 밝혀진 바로는 그것은 가발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에 벌어졌다. 한창 법정 공방이 오고가는 시점에 빌어먹게도 인형사의 수법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진 시체가 발견되었던 것이다. 어떻게 된 일이지? 처치가 인형사가 아니란 말인가? 그럴 수는 없어! 처치의 미망인 변호사 챈들러는 급기야 보슈를 살인자로 내몰았다. 무고한 한 가정의 아버지를 무참하게 살해한 혐의로 말이다. 점점 배심원의 판단은 챈들러에게 기울어져 갔다.
사실 <콘크리트 블론드>의 재미는 여기서부터다.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보다 먼저 쓰여졌음에도 불구하고 법정에서 오가는 이야기는 <콘크리트 블론드>가 더 흥미롭다. 어쩌면 그게 해리 보슈의 힘이 아닐까 한다. 보슈의 인간적인 냄새가 곳곳에 묻어나고 실비아와의 로맨스 또한 기대할만 하다. 물론 독자들이 환영할 만한 반전은 <시인> 이상이다. 범인으로 지목되었던 유력한 용의자 뒤에 웅크리고 있는 진짜 범인을 찾아가는 재미, 마이클 코넬리에게는 바로 그게 있다.
사내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하지만 곧 허리를 숙이고 오른손을 베개 쪽으로 천천히 가져갔다. 도중에 잠시 머뭇거렸지만 계속 손을 뻗는 것을 보자 보슈는 자기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순간 사내의 손이 베개 밑으로 쑥 들어갔다. 보슈의 총구가 불을 뿜었다. 인형사 노먼 처치는 죽었다.
거리의 여성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후 시체에 화장을 하고 유기하는 연쇄살인범 노먼 처치. 그의 엽기적인 행동은 떠들기를 좋아하는 매스컴에게 화제가 되었고 인형사라는 그럴싸한 별명이 붙게 되었다. 분명 운이 좋았다. 아니 지독하게도 불운이었다. 해리 보슈나 그놈의 인형사나. 하필 그날 보슈에게 진짜가 걸려 들 줄이야. 한 매춘부의 말따나마 찾아갔던 곳에 벌거벗은 그놈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쏴버렸다. 지독하게도 불운이었다. 인형사의 죽음 이후, 보슈는 할리우드 경찰서로 내려갔고 지금은 법정에 서 있다. 왜? 처치의 미망인이 보슈를 고소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과잉 대응. 뭐가? 해리 보슈의 행동과 판단은 경찰의 직권을 넘어 거의 카우보이 수준이라는 것이다. 또한 보슈의 진술에서 노먼 처치가 베개 밑에서 총을 꺼내려 했기 때문에 먼저 쏠 수 밖에 없다고 했지만 밝혀진 바로는 그것은 가발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에 벌어졌다. 한창 법정 공방이 오고가는 시점에 빌어먹게도 인형사의 수법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진 시체가 발견되었던 것이다. 어떻게 된 일이지? 처치가 인형사가 아니란 말인가? 그럴 수는 없어! 처치의 미망인 변호사 챈들러는 급기야 보슈를 살인자로 내몰았다. 무고한 한 가정의 아버지를 무참하게 살해한 혐의로 말이다. 점점 배심원의 판단은 챈들러에게 기울어져 갔다.
사실 <콘크리트 블론드>의 재미는 여기서부터다.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보다 먼저 쓰여졌음에도 불구하고 법정에서 오가는 이야기는 <콘크리트 블론드>가 더 흥미롭다. 어쩌면 그게 해리 보슈의 힘이 아닐까 한다. 보슈의 인간적인 냄새가 곳곳에 묻어나고 실비아와의 로맨스 또한 기대할만 하다. 물론 독자들이 환영할 만한 반전은 <시인> 이상이다. 범인으로 지목되었던 유력한 용의자 뒤에 웅크리고 있는 진짜 범인을 찾아가는 재미, 마이클 코넬리에게는 바로 그게 있다.



